부동산에 대해서 좋은 글을 남겨주신 삼토시님. 차후 읽어보기위해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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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향후 서울 부동산 시장에 대한 소회 (feat. 조언드리기 가장 어려운 시기)
안녕하세요 삼토시입니다.
오늘은 제게 조언을 구하시는 분들에 대한 답변을 겸해서
서울 부동산 시장에 대한 소회를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려 "조언드리기 가장 어려운 시기"에 접어들었다고 생각합니다.
2018년 10월에 발간한 <서울 아파트 마지막 기회가 온다> 때만 해도
서울 부동산에 2019년 조정이 올 것을 전망하고
이를 마지막 매수 기회로 활용하라는 내용을 말씀드렸고
제게 조언을 구하시는 분들께도 같은 내용의 의견을 드렸었습니다.
그리고 2019년 11월에 발간한 <서울 아파트 상승의 끝은 어디인가>와
2020년 12월에 발간한 <앞으로 5년, 집을 사고팔 타이밍은 정해져있다>에서는
공통적으로 2021년 급등을 전망하고
2023년 전후가 중장기 고점이 될 것으로 보는 이유들을 나열하였습니다.
실제 2019년 상반기에 조정이 와서 적절한 매수 기회가 왔었고 2021년도 급등 중이기 때문에
적어도 지금 이 순간까지는 제 전망이 별로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점점 가즈아를 계속 외치기에는
조금씩 부담스러운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만일 제 주장대로 2023년 전후가 고점이 맞다면
2021년의 끝을 향해가는 시점에서 매수를 조언드리는게 맞나 하는 걱정 때문입니다.
"실거주라면 언제라도 사는게 맞다"는 주장이 과연 정답인가 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개인적으로는 쉽게 고개를 끄덕이기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서울 부동산은 단기적인 등락은 있었을지언정 결국은 장기적으로 우상향했기 때문에
매수후 계속 들고 계셨다면 손해를 보신 분은 없을 겁니다.
그러나 제가 바라보는 부분은 바로 저 "단기적인 등락"인데요.
한 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은마 아파트 34평의 2007년 1분기 평균 실거래가는 13억이었는데요,
이 평균 실거래가는 2012년 4분기 8억까지 떨어집니다.
그리고 34평 평균 실거래가가 13억을 회복한 것은 2016년 3분기였습니다.
위에 말씀드린 가격이 평균 실거래가이기 때문에
누군가는 2007년 1분기에 13억을 주고 샀을 것이고,
누군가는 2012년 4분기에 8억을 주고 샀을 것입니다.
2007년 1분기에 13억을 주고 산 분이
다시 원점을 회복하기까지는 무려 9년의 세월이 걸렸습니다.
반면, 2012년 4분기에 8억을 주고 산 분은
13억을 주고 산 분이 원점을 회복한 시기(2016년 3분기)에
이미 5억의 시세 차익을 누리고 있었습니다.
비록 서울 부동산이 장기적으로는 우상향의 길을 걸었다고는 하나
그 안에서도 매수 타이밍의 차이로 인해 누군가는 9년만에 원점을 회복했고
누군가는 4년도 되지 않아 5억의 시세 차익을 누린 시기가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장기적인 우상향" 속에서도 "단기적인 등락" 여부를 전망해보는 시도는
의미가 있는 행위라고 저는 생각했고
그래서 그 분석에 몰입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었습니다.
서론이 길었는데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보겠습니다.
연간 기준으로 서울 부동산이 역대 최장기간 상승의 길을 걷게 만든 양대 축은
저금리, 그리고 규제의 부작용 탓이라는 데에는 크게 이견이 없으시리라 믿습니다.
규제의 부작용에 대해서는 누차 말씀드렸듯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로 "매매 유통 매물을 감소"시켰고
장기보유특별공제 요건에 실거주 조항 반영, 재건축 조합원 2년 실거주 의무 규제 추가,
임대차3법 시행으로 "전세 유통 매물을 감소"시켜
매매가와 전세가를 모두 폭등시킨 것을 말합니다.
특히 전세가를 밀어올리는 부작용을 초래한 규제가 치명적이었습니다.
2018년 12월 31일 입주를 개시한 헬리오시티를 2019년 입주 물량으로 반영할 경우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2019년 5.4만호, 2020년 5.7만호로
2008년 5.4만호 이래 11년만에 역대급 입주 물량이 몰린 기간이었고
그대로 내버려뒀다면 전세가가 크게 떨어지면서
매매가에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는 시기였으나
위에서 보시듯이 전세가를 밀어올리는 규제를 시행한 탓에
전세가 급락을 통해 매매가 하락을 유도할 수 있었던 골든타임을 놓친게 치명적이었습니다.
규제의 부작용이 얼마나 컸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최근 재건축 조합원 2년 실거주 의무 규제를 전면 백지화하자
은마와 성산시영 등 재건축 아파트 단지의 전세 매물이 급증하고
호가도 1억 이상 하락한 것을 들 수 있습니다.
과도한 규제로 인해 오히려 서울의 전세가가 펀더멘탈 이상으로 급등한 부작용이
역설적으로 규제의 부분적인 철폐로 확인된 셈입니다.
이렇게 규제의 부작용으로 급등한 매매가와 전세가는
주택시장 참여자에게 큰 부담을 지우고 있습니다.
매분기 주택구입부담지수가 나올 때마다 말씀드리고 있지만
2021년 2분기 주택구입부담지수는
서울의 중간가격 아파트를 서울의 중간소득 가구가 구입할 경우
소득의 49%를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에 사용하는 수준이 되었습니다.
(3분기는 소득의 50% 이상을 원리금 상환에 사용하는 수준이 되었을 거라 보입니다.)
주택구입부담지수 전고점은 2008년 2분기로
당시는 소득의 41%를 원리금 상환에 사용하는 수준이었는데
현재는 소득의 49%를 원리금 상환에 사용해야 합니다.
이미 역대 최대의 원리금 상환 부담을 지고 있는 상황에서
점차 다가오는 금리 인상 신호는 추가적인 부담을 의미합니다.
물론 큰 폭의 금리 인상은 불가능하지만
소폭의 금리 인상도 부담스러운 것은
이미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 부담이 역대 최대이기 때문입니다.
금리 인상이 소폭이더라도
이미 대출을 받고 상환중인 차주들은 상대적으로 버티는게 용이하겠으나
신규 진입 여력이 지금보다 더 깎일 것은 확실한 상황입니다.
물론 입주 물량 급감과 3기 신도시 토지보상금이라는 신규 유동성의 공급은
제가 중장기 고점으로 전망하는 2023년 전후까지
서울 부동산이 강세를 유지할 강력한 근거가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집값을 만든 양대 축 중 하나인 저금리가
지금까지 발휘한 힘보다는 그 위력이 다소 약해질 가능성이 높고
규제의 부작용으로 필요 이상으로 장기간 크게 오른 가격과
마침 2023~24년 다시 늘어나는 입주 물량은 작지 않은 부담으로 다가올 것으로 보입니다.
2014년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 상승을 이야기해왔고 2021년 급등도 전망했던 제가
조심해야할 구간에 점차 진입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자
오랫동안 활동해왔던 카페에서도 태생이 하락론자라는 댓글까지 달리는걸 보면
온라인이라는 공간과 익명성의 무서움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제 개인의 의견이 반드시 맞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제가 지금까지 시장 전망에 이용해왔던 지표들을 바탕으로 판단했을 때
2021년의 끝을 향해가는 시점에서 매수가 옳은지에 대해서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기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물론 내 집 한채가 주는 심리적인 안정감은 정량화할 수 없는 큰 이점입니다.
게다가 장기적으로 우상향하는 집값을 감안한다면
내 집 한채 사는 것을 강하게 말릴 생각은 없습니다.
따라서 지금 집을 꼭 살 생각이시라면 심리적 압박에 쫓긴 나머지
본인의 소득 대비 부담스러운 수준의 대출을 끌어서 바로 상급지의 집을 사기보다는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Step by Step으로 올라갈 수 있는 집을 사는게
그나마 Risk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라는 판단을 해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은 분들께 좋은 결과만 있으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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